03-1. 길리로운 평화 트라왕안의 하루

빈땅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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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부터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보기로 합니다. 길리 트라왕안은 정말 작은 섬이라 자전거를 타고 1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 마차, 전기 자전거 정도가 길리 교통수단의 전부입니다. 섬 밖에서 들어오는 물건이나, 건축 자재들은 대부분 마차를 태워 이동 시킵니다. 발리에서 엄청난 트래픽을 겪어본 분들이라면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만으로도 이곳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발리 여행 마지막을 길리에서 시간을 보내는지 알 것 같습니다.



한낮에는 각자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나같이 수영복 차림인데, 여기선 그게 기본값이라 상하의를 제대로 갖춰 입은 제가 가장 이방인 같습니다. 퉁퉁하건, 말랐건, 키가 작건, 크건. 다양한 체형의 사람들이 헐벗고 다니므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다양성이란 참 새로운 자기 객관화의 기준이 되어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도록 합니다. (쓸데없이 진지한데, 재밌습니다.)



길리 트라왕안 남쪽에는 서핑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마침 서핑 강습 중입니다. 헌데, 시간이 한낮이라 그런지 파도가 세지는 않습니다. 저 멀리 파도가 하얗게 들이치는 구간을 향해 그들은 점처럼 사라져 갔습니다. 덥고, 목이 마르므로 근처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이 사자마자 녹고 있습니다. 아아-


섬의 3/4 쯤 돌았을 때, 점심을 먹자는 연락을 받아 황급히 페달을 밟았습니다. 길리 트라왕안을 횡으로 가로지르는 유일한 도로로 진입했습니다. 이곳을 고속도로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흔히 생각하는 그런 고속도로는 아닙니다. 섬 바깥을 도는 잘 정비된 도로와 달리 돌무더기와 흙이 한데 어우러진 그런 네츄럴한 도로입니다.  



식사하러 간 곳은 길리 맛집으로 소문난 'My home' 입니다. 메뉴판을 보고 바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메뉴판의 QR 코드를 통해 My home 왓츠앱 비즈니스 넘버 프로필로 접속, 이곳에서 메뉴를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N예약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저는 렌당(Rendang)을 시켰습니다. 인도네시아식 장조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까요. (꼭 한국의 비슷한 것으로 빗대어 말하게 되네요.) 밥에 부어서 국물과 함께 비벼먹으면 좋은데, 꽤 짭짤하고 달큰한 편입니다. 그밖에 비건 메뉴도 준비되어 있어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참 비건으로 살기 괜찮은 나라입니다.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바다로 갑니다. 길리 해변에는 대부분 빈백이나 선베드, 테이블 등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식음료를 주문하고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인데, 날이 덥기 때문에 보통 빈땅맥주를 한 병씩 시키곤 합니다. 



음흉하게 비키니 찍는 사람처럼 나왔지만 절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저 바다에 들어가고 싶은 더운 코리안1일 뿐..


바다 구경을 마치고 마사지를 받으러 갔습니다. 레드님은 발 마사지를, 저와 그노님은 전신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남성 고객은 남성 마사지사가, 여성 고객은 여성 마사지사가 배정됩니다. 길리에서 규모가 좀 있는 샵이라 시설은 쾌적하고 마사지사 선생님들은 몹시 상냥합니다.



전신 마사지는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받습니다. 그노님과 둘이 마사지를 받게 되었는데, 하의속옷만 입고 받기 때문에 둘 사이가 쪼꼼 어색해졌습니다. (ㅎ.. 하지만 조재의 카메라는 멈출 줄 모른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마사지샵이라 그런지 약간 한국인 패치가 되어 있습니다. 한국인 패치 = 베리스트롱 이라는 뜻입니다. 보다 센 마사지가 취향인 분들이라면 추천할 만 합니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어쩐지 몸이 흐물흐물해졌습니다. 온몸을 시원하게 다져준 마사지사 선생님께 팁을 드리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팁은 10,000~20,000루피아 정도 추천합니다.)



마사지를 마치고 나오니 벌써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선셋을 보기 위해 또 열심히 움직이는 빈땅크루.. 어떤 멋진 풍경이 펼쳐졌는지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다가오는 2023년 6월, 길리로 테마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길리 리트릿, 그리고 에코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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